[詩문학관을 가다] 김춘수 유품전시관, ‘꽃의 시인’ 숨결 머문 곳
[詩문학관을 가다] 김춘수 유품전시관, ‘꽃의 시인’ 숨결 머문 곳
  • 진정은
  • 승인 2018.08.17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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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춘수 유품전시관 외관/ 사진제공: 김춘수 유품전시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 전문

 


한국현대문학사의 명시로 꼽히며, 대중들이 좋아하는 시에서 빠지지 않는 ‘꽃’. ‘꽃의 시인’ 김춘수(1922~2004) 시인의 숨결이 담긴 전시관이 있다. 시인의 고향 통영에 자리한 김춘수 유품문학관은 한국시단에서 왕성히 활동하며 자신의 시 세계를 펼쳐온 작가의 필생이 담긴 곳이다.

 

 

통영 바다의 푸른 빛과 시인의 숨결이 넘실대는 곳
김춘수 유품전시관은 2008년 3월, 통영시 봉평동에 자리잡았다. 통영 앞바다를 마주한 전시관 건물은 본래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가 있던 곳으로 리모델링을 통해 유품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내부는 아담하지만 정갈한 느낌인 유품전시관은 따로 김춘수 기념관을 세우기 전 유품을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하며, 통영 여행자들이 잠시 머무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 김춘수 유품전시관 내부/ 사진제공: 김춘수 유품전시관    

 


유품전시관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시인의 작품과 육필 원고 등이, 2층에는 생전에 사용했던 물건이 전시돼 있어 시인의 시 세계와 일생을 한눈에 보기 안성맞춤이다.

 

1층 전시관에 입장하면 시 ‘꽃’ 전문과 붉은 꽃잎 이미지가 어우러진 작품이 이목을 끈다. 익숙하지만 늘 새로운 떨림을 주는 시구를 마음에 담고 이동하면 오른쪽 벽면의 사진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작가의 고향인 통영항 전경이 담긴 사진인데, 늘 고향의 바다를 떠올렸던 시인의 그리움을 전시관에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

 

▲ 김춘수 유품전시관에 전시된 육필원고와 작품/ 사진제공: 김춘수 유품전시관    



1층에는 육필 원고 126점과 서예작품이 전시돼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꽃’은 실존주의 철학과 릴케에 영향을 받은 초기 세계가 반영되어 있는 작품으로, 이후 자신의 감성을 드러내지 않고 시적 실험을 했던 ‘무의미 시’까지 시인의 시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 김춘수 유품전시관 내부/ 사진제공: 김춘수 유품전시관    

 

 

전시실 2층에는 시인이 사용했던 생활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침대와 안방, 응접실의 탁자 등 생전에 작가가 창작활동을 하던 작업실과 생활공간을 그대로 재현해 두어 친근감을 더한다. 한국시단에서 모더니스트 시인으로서, 60년 남짓한 시간 동안 부지런히 집필해 온 그의 이력을 안다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공간이다. 통영 출신 화가인 전혁림 화백의 그림과 김춘수 시인의 시가 나란히 있는 액자가 있는데 이 또한 놓치면 아쉬운 볼거리다.

 


* 김춘수 유품전시관
- 위치: 경남 통영시 해평5길 142-16
- 전화번호: 055-650-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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