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 김천봉
  • 승인 2019.11.11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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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e Claus, Tree in the Sun, 1900.
Emile Claus, Tree in the Sun, 1900.

 

The Road Not Taken –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에서 길이 갈라졌다.
둘 다 갈 수 없는 한 길손이라서
아쉬운 마음에, 오랫동안 서서
덤불속으로 굽어드는 한 길을
가능한 멀리까지 내려다보다가,

똑같이 고운 다른 길을 잡았다.
무성한 풀에 발길도 뜸해서
어쩌면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실은 그곳을 지나다니는 이들이
거의 똑같이 두 길을 닳게 하고,

그날 아침엔 둘 다 똑같이 거뭇하게
짓밟히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었지만.
아, 한 길은 훗날을 위해 아껴 뒀는데!
길은 길로 통하는 이치를 알면서도,
행여나 돌아올 날 있으려나 싶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어딘가에서
나는 한숨 쉬며 이렇게 말하겠지.
한 숲에서 길이 갈라졌는데, 나는―
나는 발길 뜸한 길을 잡았다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Lee Frost, 1875.3.26.-1963.1.29.)

로버트 프로스트는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동부 뉴잉글랜드에서 성장하였다. 다트머스 대학에 들어갔다가 한 학기도 안마치고 중퇴한 후에 교사, 방적공, 신문기자 같은 일들을 전전하였다. 스물한 살에 고교동창과 결혼하고 어머니의 사립학교 일을 도우며 틈틈이 시를 써서 잡지에 투고하지만 거의 주목받지 못했고 스물세 살에 하버드에 들어갔으나 건강이 안 좋아서 2년 만에 그만두었다.

그 후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뉴햄프셔의 농장에서 양계장을 하다가 실패한 프로스트는 다시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1912년에 가족들과 함께 영국으로 건너간다. 그리고 여기서 에드워드 토머스, 루퍼트 브룩 같은 영국 시인들(‘전쟁시인들’)과 친교를 맺고, 그들의 추천으로 처녀시집 『소년의 의지』(1913)와 『보스턴 북쪽』(1914)을 연달아 출간한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1915년에 귀국한 프로스트는 이미 유명한 시인이 되어 있었고 그 인기는 날로 커졌다. 그 후로 『산골짜기』(1916), 『뉴햄프셔』(1923), 『서쪽으로 흐르는 시내』(1928), 『표지목』(1942), 『개척지에서』(1962) 같은 시집들을 꾸준히 발표한 프로스트는 네 번의 퓰리처상을 수상하였으며, 하버드, 다트머스, 미시건, 애머스트 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시학 등을 가르쳤다.

1961년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되어 시를 낭송한 프로스트는 그의 75세와 85세 생일에 미국 상원이 생일축사를 보내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정도로 추앙받은 국민시인이었다.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그의 자연은 워즈워스식의 ‘치유의 장소’라기보다는, 인간이 맞서 싸우는 냉혹한 삶터에 가깝다. 프로스트는 철저한 사실주의 작가로서 소박한 일상어로 어떤 몰입이나 미화 없이 냉혹한 자연 또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안, 단절, 고독, 소외 등을 초연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출처 1. 김천봉 옮김·엮음,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20세기 미국 시인선》, 글과글사이, 2019(전자책).
  2. 김천봉 옮김·엮음, 《꼭 한 번은 읽고 싶은 20세기 영미시선: 사계》, 글과글사이, 2018(전자책).

/김천봉 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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