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도버해안 – 매슈 아널드
[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도버해안 – 매슈 아널드
  • 김천봉
  • 승인 2019.11.04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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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Dover, c.1825.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Dover, c.1825.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Dover, c.1825.


Dover Beach – Matthew Arnold

The sea is calm tonight.
The tide is full, the moon lies fair
Upon the straits; on the French coast the light
Gleams and is gone; the cliffs of England stand,
Glimmering and vast, out in the tranquil bay.
Come to the window, sweet is the night-air!
Only, from the long line of spray
Where the sea meets the moon-blanched land,
Listen! you hear the grating roar
Of pebbles which the waves draw back, and fling,
At their return, up the high strand,
Begin, and cease, and then again begin,
With tremulous cadence slow, and bring
The eternal note of sadness in.

Sophocles long ago
Heard it on the Ægean, and it brought
Into his mind the turbid ebb and flow
Of human misery; we
Find also in the sound a thought,
Hearing it by this distant northern sea.

The Sea of Faith
Was once, too, at the full, and round earth’s shore
Lay like the folds of a bright girdle furled.
But now I only hear
Its melancholy, long, withdrawing roar,
Retreating, to the breath
Of the night-wind, down the vast edges drear
And naked shingles of the world.

Ah, love, let us be true
To one another! for the world, which seems
To lie before us like a land of dreams,
So various, so beautiful, so new,
Hath really neither joy, nor love, nor light,
Nor certitude, nor peace, nor help for pain;
And we are here as on a darkling plain
Swept with confused alarms of struggle and flight,
Where ignorant armies clash by night.    


도버해안 – 매슈 아널드 

오늘밤은 바다가 고요하구려.
조수는 가득 차고, 달빛도 해협에
곱게 누워 있소—프랑스 해안의 불빛도
번쩍이다 사라지고, 영국의 절벽들도 고요한
만에 가물가물 광막하게, 도드라져 있소.
창가로 와요, 밤공기가 달콤하구려!
가만, 바다가 달빛에 표백된 육지를 만나
기다란 선처럼 늘어선 물보라 저편에서
들어 봐요! 파도들이 물러났다 돌아와서
해변 높이 내팽개치는 자갈들의
우르르 달그락 노호하는 소리가 들리리니
느릿하게 전율하는 율동으로,
시작하다 멎고, 이내 다시 시작해서
슬픔의 영원한 음조를 몰아오는 소리.

소포클레스도 오래 전에
에게 바다에서 그 소리를 듣고, 마음속에
인간 불행의 혼탁한 썰물과 밀물을
떠올렸는데, 우리 또한
이 먼 북부의 바닷가에서
그 소리를 들으며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군.

신념의 바다도
한때는 만조였지, 대지의 해안을 두루 감싸
마치 빛나는 거들의 주름처럼 걷어붙이고 있었으니.
한데 이제 내게 들리는 건
울적하게, 아득히, 멀어지는 파도소리뿐,
밤바람의 숨결과 더불어,
거대하고 황량한 바닷가, 세상의
헐벗은 자갈들을 흠뻑 적시고 물러나는 소리뿐.

아, 임이여, 우리라도 서로에게
진실합시다! 세상이 우리 앞에
아주 다양하고, 아주 아름답고, 아주 새로운
꿈나라처럼 놓여 있는 듯이 보이지만,
실은 아무런 기쁨도, 사랑도, 빛도,
확신도, 평화도, 고통을 피할 길마저 없으니.
우리는, 마치 정체불명의 군대들이 한밤에
격돌해서, 돌격경보와 후퇴경보가 어지럽게 엄습하는
어두운 싸움터 같은,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


매슈 아널드
(Matthew Arnold, 1822.12.24.-1888.4.15.)

존폐의 기로에 있던 럭비스쿨의 교장으로 부임해 독자적으로 도입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학교를 쇄신시킴으로써 영국의 공교육에 지대하게 공헌한 유명한 교육개혁가 토머스 아널드 박사―그의 4남 3녀 중 장남이었던 매슈 아널드는 옥스퍼드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시를 가르쳤으며 교육공무원으로서 30년간이나 영국의 교육발전에 공헌하였다. 아널드는 시인으로서 고독하고 애수어린 작품을 많이 썼으며, 사회문화비평가로서 『교양과 무질서』(1869) 같은 산문으로 당대 사회의 물질주의와 속물근성을 비판하고 교양 또는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아널드는 1869년 어머니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자신은 ‘테니슨에 비하면 시적 감수성이 떨어지고 브라우닝에 비하면 지적인 활력과 풍요로움이 떨어지지만, 그 두 가지의 합에 있어서는 두 시인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이 언급이야말로 빅토리아여왕시대의 시인들 중에서 아널드 자신이 차지한 위치를 가장 정확히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빅토리아조의 위대한 시인-사회비평가 매슈 아널드는,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 급작스런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떴으며, 그의 유해는 그보다 먼저 죽어 템스강변 고향땅에 묻혀 있던 세 아들과 나란히 안장되었다.   

*출처 1. 김천봉 옮김·엮음, 《학생 집시: 매슈 아널드 시선》, 글과글사이, 2017(전자책).
  2. 김천봉 옮김·엮음, 《해와 별과 달과 밤이 있는 시: 근대영미시선》, 글과글사이, 2018(전자책).

/김천봉 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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