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꿈속의 꿈 – 에드거 앨런 포
[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꿈속의 꿈 – 에드거 앨런 포
  • 김천봉
  • 승인 2019.10.09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John William Waterhouse, Miranda 1875, oil on canvas 76 × 101.5 cm, Private collection.

A Dream Within a Dream – Edgar Allen Poe

Take this kiss upon the brow!
And, in parting from you now,
Thus much let me avow―
You are not wrong, who deem
That my days have been a dream;
Yet if hope has flown away
In a night, or in a day,
In a vision, or in none,
Is it therefore the less gone? 
All that we see or seem
Is but a dream within a dream.

I stand amid the roar
Of a surf―tormented shore,
And I hold within my hand
Grains of the golden sand―
How few! yet how they creep
Through my fingers to the deep,
While I weep―while I weep!
O God! Can I not grasp
Them with a tighter clasp?
O God! can I not save
One from the pitiless wave?
Is all that we see or seem
But a dream within a dream?


꿈속의 꿈 – 에드거 앨런 포

이 키스는 이마에 하게 해주오!
당신과 이별하는 지금,
그렇게라도 고백하게 해주오―
나의 날들이 한낱 꿈이었다고
여기는 당신생각, 틀리지 않았소.
그렇지만 희망이 날아가 버린 걸,
하룻밤 만에, 하루 낮 만에,
환상처럼 그랬건, 속절없이 그랬건,
차마 덜 간 것은 아니잖소?
우리가 보거나 그런 것 같은 모두가
그저 꿈속의 꿈일 뿐이라오.

밀려드는 파도에 괴로워
울부짖는 바닷가에 서 있다가,
금빛 모래 알갱이들을
손에 쥐어본다―
겨우 한줌! 그마저도 손가락사이로
흘러내려 심연에 파묻혀버린다,
우는 사이에―우는 사이에!
아 신이시여! 더 꽉 쥐어도
정녕 붙들 수 없는 건가요?
아 신이시여! 무자비한 파도로부터
모래 한 알 얻어낼 수 없나요?
우리가 보거나 그런 것 같은 모두가
그저 꿈속의 꿈일 뿐인가요?

에드거 앨런 포
(Edgar Allan Poe, 1809.1.19.-1849.10.7.)

포의 부모는 둘 다 배우였는데, 세 살도 되기 전에 아버지는 가족을 버렸고 어머니마저 폐병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졸지에 고아가 된 포는 버지니아 주 리치먼드에서 상업으로 대성한 앨런부부에게 맡겨져서 어린 시절을 그들과 함께 살았으며 버지니아대학교에 들어갔으나 한 학기밖에 다니지 못했다.

포는 오로지 저술과 집필을 통해 생활하려 한 미국 최초의 전업 작가로, 탐정소설, 추리소설, 공포문학의 신기원을 이룬 천재 소설가이자 아름다움을 위한 예술,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한 선구적 시인 예술가였다. 그러나 그 삶은 그리 녹록치 않았으며, 포의 진가와 천재성을 알아본 사람도 미국인이 아니라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였다. 흔히 보들레르를 프랑스 상징주의의 시조로 평하지만, 보들레르 자신은 “내가 쓰고 싶었던 모든 것이 포의 글들에 들어 있었다”고 술회하였다.

1949년부터 해마다 1월 19일(포의 생일) 이른 아침에 포의 무덤을 찾아 코냑을 바치고 장미 세 송이를 놓고 가는 방문객이 있었는데, 그 정체불명의 사람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날이 2009년 1월 19일, 포가 태어난 지 200년 되는 날이었다. 누구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60년이면 거의 평생일진데, 매년 어김없이 포의 무덤을 찾아 그에게 술을 권하고 헌화한 것을 보면 그야말로 포의 진정한 광팬이지 않았을까? 그렇게, 포의 문학은 독자로 하여금 푹 빠져들어 심취하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발산한다.

*출처 1. 김천봉 옮김·엮음, 《귀신들린 궁전: 에드거 앨런 포 시선》, 글과글사이, 2017(전자책).
      2. 김천봉 옮김·엮음, 《낭만주의 시인들의 사랑》, 글과글사이, 2018(전자책).

/김천봉 영문학 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