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검푸른 솔숲에 – 제임스 조이스
[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검푸른 솔숲에 – 제임스 조이스
  • 김천봉
  • 승인 2019.09.08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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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Signac, Capo di Noli, 1898, oil on canvas 91.44 x 73.03 cm, Wallraf-Richartz-Museum & Fondation Corboud, Cologne, Germany.
Paul Signac, Capo di Noli, 1898, oil on canvas 91.44 x 73.03 cm, Wallraf-Richartz-Museum & Fondation Corboud, Cologne, Germany.

 

IN THE DARK PINE-WOOD – James Joyce

In the dark pine—wood
I would we lay,
In deep cool shadow
At noon of day.

How sweet to lie there,
Sweet to kiss,
Where the great pine—forest
Enaisled is!

Thy kiss descending
Sweeter were
With a soft tumult
Of thy hair.

O unto the pine—wood
At noon of day
Come with me now,
Sweet love, away.


검푸른 솔숲에 - 제임스 조이스

검푸른 솔숲에
함께 눕고 싶구려,
짙고 시원한 그늘에서
정오 한낮에.

거기 누우면 얼마나 향긋할까, 
키스하면 얼마나 달콤할까,
거대한 솔숲이
측랑을 이루는 그곳에서!*

위에서 키스해 주면
더더욱 달콤하리라
당신의 머리칼을
하늘하늘 흩뜨리며.

오 솔숲으로
정오 한낮에
당장 갑시다,
예쁜 임아, 어서요.

*역주) 측랑은 교회내부 측면에 줄지어 있는 기둥 바깥의 복도를 가리킨다. 결혼식에서 ‘입장’을 뜻하는 ‘제단을 향하여’(down the aisle)라는 표현을 감안하면, 이 시에서 솔숲은 교회를 대체한 일종의 ‘결혼식장’이자 ‘신혼침상’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제임스 조이스
(James Joyce, 1882.2.2.-1941.1.13.)

쥬나 반스(Djuna Barnes), 1922년 작.

제임스 조이스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더블린 유니버시티칼리지에서 영어, 불어, 이태리어, 문학과 역사를 공부하고 졸업 후 파리에서 잠시 의학을 공부했다. 더블린의 한 호텔에서 객실직원으로 일하던 노라 바너클과 사랑에 빠져 다시 유럽으로 떠난 조이스는 파리, 취리히, 트리에스테, 로마 등지에서 은행직원, 영어교사로 근근이 먹고 살았으며, 1차 대전이 발발하자 1915년에 취리히로 피난했다가, 에즈라 파운드의 소개로 문예지 『에고이스트』의 편집장 해리엇 쇼 위버를 만나게 된다.

위버는 그의 『율리시스』를 『에고이스트』에 연재해 주고 오랫동안 수천 파운드를 후원하여 글쓰기에 전념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번번이 작품 출판을 거절당하거나 출간지연에 시달린 조이스에게 그보다 고마운 만남이 없었다. 그리고 1920년, 파운드의 초대로 파리에 간 조이스는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한 인물로서 나머지 20여 년을 파리에서 살게 된다.

조이스는 고국 아일랜드를 등지고 국외의 여러 나라에서 거의 40년을 망명자로 살았지만, 그의 대표작들  [더블린 사람들](1914),  [젊은 예술가의 초상](1917), [율리시스](1922)와  [피네간의 경야](1939) 모두 그의 고향 더블린을 배경으로 더블린 사람들의 삶과 꿈을 그려낸 소설들이다. 그는  [율리시즈]를 염두에 두고, “어느 날 더블린이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내 책을 통해 재건될 수 있을 만큼 이 도시를 아주 완벽하게 묘사하고 싶다”며, 당시 더블린의 주거지나 상점 소유주 및 임차인 명부를 세세히 검토하고 발로 뛰며 정보수집에 열을 올렸다.

1922년에 나온  [율리시스]는 외설, 풍기문란 시비에 휘말려 고소를 당하고 세관에 걸려 불태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같은 해에 나온 T. S. 엘리엇의 시집  [황무지]와,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시인’ 조이스는 서정시집 『실내악』(1907)을 냈고, 파운드가 엮은 최초의 이미지스트 선집과 미국의 문예잡지 『시』에 여러 작품이 소개되었다.

*출처 1. 김천봉 옮김·엮음,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20세기 영국 시인선》, 글과글사이, 2019(전자책).
        2. 김천봉 옮김·엮음, 《모더니즘 시인들의 사랑》, 글과글사이, 2018(전자책).

/김천봉 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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