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서석화의 쿠킹호일로 만든 세상]당신의 선물
[시인 서석화의 쿠킹호일로 만든 세상]당신의 선물
  • 서석화
  • 승인 2019.08.2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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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이상하지요?

요즘은 자꾸 낮은 것들이 눈에 보여요
바람도 파묻히면 녹색 물이 될 것 같은
길가의 버드나무야 미처 못 본 풍경처럼
스치면 그만인데
보도블록 사이에 핀 키 낮은 풀꽃들
그 고요한 손짓에 저는 붙잡혀요

이상하지요?

담벼락에 물드는
어스름 당겨
팔월 폭염 어깨엔 내려 쏟아도
무심한 걸음에 풀꽃 그림자 금이 갈까
길을 나서면 조바심에 발끝이 붉어요

이상하지요?

몸 안에 바닷길 산길 들길이 열려요

숨 쉴 때마다 파도며 나무며 바람이 쏟아지네요
저만치에 봄과 가을이
이만치에 여름과 겨울이
새벽 조간신문처럼 서릿발로 찾아와요

당신
이상한 게 아니라고 말해 줄래요?

- 서석화 詩 <당신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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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마중을 위한 플랫폼.

누구나

한번은 자신을 마중하게 된다.

한 생은 그렇게 완벽하다!!! 

시인 서석화는 대구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2년 시 전문 계간지 [현대시사상] 신인상에 <수평선의 울음> 외 8편이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 지금까지 시와 산문을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사랑을 위한 아침> <종이 슬리퍼>, 산문집 <죄가 아닌 사랑> <아름다운 나의 어머니> <당신이 있던 시간>, 소설 <하늘 우체국(전 2권)>이 있으며, 공저로 <첫사랑, 그 마음으로> <떨림> <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반성> 등 다수 작품이 있다. 서 시인은 인간의 태생적 아픔을 우회로가 아닌 직선으로 파고들어, 자아의 내밀한 목소리를 기어코 끌어올리는, 섬세하고도 정직한 문장을 쓰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업체 강의와 함께 백화점에서 시창작 강의를 했으며, 현재 한국시인협회 상임위원으로 한국가톨릭문인협회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논객닷컴>에 삼 년째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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