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질투는 나의 힘_기형도
[책갈피] 질투는 나의 힘_기형도
  • 김정한
  • 승인 2019.08.16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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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책을 접하는 시간_책갈피
오늘 소개할 시는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입니다.

기형도 시인 / 질투는 나의 힘 / 문학과지성사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시인 <질투는 나의 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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