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손짓한 게 아니라 익사하고 있었다고 - 스티비 스미스
[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손짓한 게 아니라 익사하고 있었다고 - 스티비 스미스
  • 김천봉
  • 승인 2019.07.07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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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Peace-Burial at Sea, 1842.

          Not Waving But Drowning – Stevie Smith

          Nobody heard him, the dead man,
          But still he lay moaning:
          I was much further out than you thought
          And not waving but drowning.

         Poor chap, he always loved larking
         And now he's dead
         It must have been too cold for him his heart gave way,
         They said.

         Oh, no no no, it was too cold always
         (Still the dead one lay moaning)
         I was much too far out all my life
         And not waving but drowning.


         손짓한 게 아니라 익사하고 있었다고 – 스티비 스미스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않았다, 죽은 사람,
         그러나 여전히 그는 신음하고 있었다.
         나는 당신네 생각보다 훨씬 멀리 있었어
         손짓한 게 아니라 익사하고 있었다고.

         가엾은 사람, 늘 장난치기를 좋아하더니
         끝내 죽고 말았군
         필시 너무 추워서 심장이 멈추고 말았겠지,
         그리들 말했다.

         오, 아니 아니 아니야, 늘 너무 추웠어
         (여전히 죽은 이가 신음하고 있었다)
         나는 평생 너무 멀리 나가 있었어
         손짓한 게 아니라 익사하고 있었다고.


스티비 스미스
(Florence Margaret Stevie Smith, 1902.9.20.–1971.3.7.)

스티비 스미스는 요크셔에서 태어나 북 런던 팔머스그린에서 죽을 때까지 살았다. 세 살 때 아버지한테 버림받고 십대에 어머니를 여읜 스티비와 언니 몰리를 평생 돌봐준 이가 ‘사자 같은’ 이모였다. 스티비 스미스는 북런던여대를 졸업하고 1923년부터 1953년까지 런던의 한 잡지사에서 비서로 일하며 『노란 종이에 쓴 소설』(1936), 『국경너머』(1938)와 『휴일』(1949) 같은 소설들을 냈고, 1937년에 첫 시집 『모두에게 좋은 시절은 있었네』를 출간하면서 시인으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신경쇠약으로 잡지사에서 은퇴한 다음부터 비비시 라디오에서 시낭송을 하면서 유명인이 되었다. 그녀의 애독자 중에는 ‘지독한 스미스-중독자’를 자처하며 만나보고 싶다고 편지까지 보내 놓고 안타깝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실비아 플라스도 있었다. 스티비 스미스는 생전에 아홉 권의 시집을 발표했는데 그중 1957년에 출간된 시집 『손짓한 게 아니라 익사하고 있었다고』의 표제시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1966년에는 영국 작가협회상을 받았고 1969년에는 영국여왕이 수여하는 시 분야 금메달을 수상했다.

다섯 살 때 결핵성 복막염으로 한 요양원에서 3년을 보내며 죽음에 집착하게 되었고 거의 평생을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스티비 스미스―그녀의 시들에는 공포, 불안, 고통, 죽음 등의 주제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그녀는 그런 주제들을 연민의 시선으로 아우름으로써 독자에게 슬픈 위로를 건넨다. 

*출처: 김천봉 옮김·엮음, 《60시인 60시: 블레이크부터 스나이더까지》, 글과글사이, 2018(전자책).

/김천봉 영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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