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게바라'…민족의 삶과 정서를 지피다
'인사동 게바라'…민족의 삶과 정서를 지피다
  • 이윤도
  • 승인 2019.07.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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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서 시인 세번째 시조집

‘문학은 현실의 반영이며 그것이 곧 역사로 진행된다’

민중문학 속에서 우리 한국 문학의 주류로서 리얼리즘을 일관되게 옹호해온 힘있는 중견의 문화평론가이자 교수인 구중서 시인이 이번에 세번째 시조집 ‘인사동 게바라’(천년의 시조 1006, 천년의 시작)를 통해 대중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몸의 병 고치는 의사가 되려다
정신의 아픔에 마음을 돌린 이들
중국의 소설가 루쉰 남미의 체 게바라

조선의 서까래 선명한 인사동
예당 카페 벽면에 걸려 있는 게바라
혁명의 눈 감지 않고 제3세계 보고 있다

-‘인사동 게바라’ 전문-

 

‘영원한 혁명가’라 불리는 체 게바라는 사실 스물다섯에 의학박사 학위를 딴 수재다. 하지만 의사로서의 안정되고, 보장된 미래를 뒤로 한 채 혁명에 종사하며 훗날 영웅으로 추대받고, 사후에도 다양한 측면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인물이다.

구중서 시인 역시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체 게바라를 가만두지 않았다. 자신의 시집 표제에 이름을 등장시킬 정도. 체 게바라의 현실에 안락과 권력에 안주하지 않고, 신념에 따라 행동하고 명예롭게 죽어간 삶의 궤적은 리얼리즘의 추구와 제3세계문학의 시야 확대를 통해 민족문학의 주체적 방향을 뚝심 있게 밀고 가는 시인과 닮았다.

60년 가까이 문인이자 지성인으로 불의에 맞선 양심과 지조의 평론으로 문학계에 몸 담그고 있는 구중서 시인의 이번 시조집은 민족과 나라와 시국을 두루 살피는 우국충정 (憂國衷情)이 강하게 깃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시편 하나하나에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 및 인생의 가없는 깊이 등 우리 민족의 삶 전반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바쁜 일상 속 둘러볼 겨를 없는 정신적 가치를 순정하고, 격조 있게 담아내는 양식이 시조라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독자들도 따라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하는 힘있는 시조집”이라며 그의 시를 극찬했다.

실제 ‘인사동 게바라’는 시조의 2중 6구 45자 내외라는 전통을 정확히 고수하면서도 시대상을 단아하고 정대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구중서라는 문학인이 우리 민족의 삶과 문학 양식의 원형을 얼마나 아름답게 보존하고자 힘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발문을 쓴 최원식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우리의 얼룩진 마음을 한 켠을 다시금 맑게 정화하기 위해선 ‘담여수(淡如水)’와 같이 맑고 ‘순정(醇正)’한 군자의 시 ‘인사동 게바라’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윤도 기자 dailypoem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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