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인 시인 특집…월간 ‘시인동네’ 7월호 나와
‘김경인 시인 특집…월간 ‘시인동네’ 7월호 나와
  • 이윤도
  • 승인 2019.07.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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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 시인(시인동네 제공)
김경인 시인(시인동네 제공)

 

월간 ‘시인동네’ 7월호(통권 75호)가 나왔다. 이번 호는 ‘한번의 퀼트’ ‘얘들아, 모든 이름을 사랑해’ 시집을 펴낸 김경인 시인(사진) 특집으로 꾸몄다.

김경인 시인은 1972년생으로 서울에서 가톨릭대학교 와 한양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를 전공했다. 김 시인은 2001년 ‘문예중앙’에 ‘영화는 오후5시와 6시 사이에 상영된다’ 외 6편으로 등단했다.

미래의 가로수-김경인

어제와 오늘을
똑 같은 질량으로 섞어
자주 걷는 길에 뿌려 두었다.

가까운 사람이 알려주길
아파트 장에 가면 싸고 싱싱한 사랑을 판다고
물만 주어도 잘 자란다고
몇 그루 가져다 심으면 제법 그럴듯할 거라고

가로수는 언제 무성해지나
어제와 오늘이
비극과 희극사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가까운 사람이 말하길
너와 나랑 같이 걷자,
마지막 나무와 걷지 못한 나무 사이에
거울처럼 빛나는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가로수가 무성해지면
토르소처럼 모양 좋게 자를 수도 있다고
일정한 간격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알게 될 거라고

나와 무 사이에
누군가 있다

만화경을 돌리듯이 무한하게 번지는 가능성들

잘 안 보여,

안경을 쓰면
잠이 찾아왔고
벗자 다시 잠이 달아났다

김지녀 시인은 ‘미래의 시, 미래의 인간’이라는 제목의 해설을 통해 “김경인 시인은 어떤 색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미래이지만 어떤 색이라도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로, 스스로 검은 시간 속으로 달려가 사람의 온기와 향기가 있는 한 시를 쓰겠다고,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운명을 살겠노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며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평론가 이정현씨는 “김경인의 시는 ‘고통스러운 무감각’의 부당성을 일깨운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계몽적이지 않다. 다만 ‘파괴할 수 없는 세계의 목록들’을 천천히 적어 나갈 따름이다.”며 “이 목록은 이력서와 영수증과 달리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는 날카로운 비판이나 단호한 선언이 없다. 그러나 기이한 위로를 선사한다. 인간의 무능하고 나약함을 자각한 자각한 자의 언어인 까닭이다”며 김경인 시 세계를 조명했다.

강혜빈 시인은 여름을 불러오는 일로 시작해 ‘코랄’빛이 도는 사진과 글로 다채로움을 더했다. 송승언 시인은 헌병수사관, 펀드매니저, 고스트라이터 등 다양한 직업군의 눈동자를 통해 그들이 마주한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임수현 시인은 자기 안의 작은 시인을 호명해, 작고 사소한 것들 것 대한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동시들을 소개했다. 지난호부터 연재를 시작한 이혜미 시인은 음식 ‘라자냐’가 간직하고 있는 ‘갈피’의 얼굴을 포착하고, 거기에 깃드는 층층과 겹겹,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생각의 단면을 읽는다.

이외에도 오세영, 송재학, 조용미, 성미정, 이수명, 윤의섭, 장이지, 신영배, 조혜은, 박은정 시인들의 신작시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시인인 단국대 영문학과 오민석 교수가 마릴린 듀몬트의 ‘진짜 착한 갈색 소녀’에 대한 글을 특별기고 했다. 캐나다 원주민 출신인 시인 마릴린 듀몬트가 첫 시집에서 보여주는 문학적 파시즘에 대한 저항, 인종, 계급, 성적 모순의 환유적 결합물로서의 시를 만나 볼 수 있다.

/이윤도 기자 dailypoem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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