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혜진의 옅음캘리]해 질 녘
[설혜진의 옅음캘리]해 질 녘
  • 옅음캘리
  • 승인 2019.05.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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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난 창()은
동쪽으로 난 창보다 우울하다.

서쪽창에는 한낮에도
지는 해를 닮은 빛들로 가득하다.

서쪽으로 난 창에 앉으면
가끔 눈물이 난다.

어둠이 물감처럼 번져오면
그곳에 내가 스민다.

익숙한 어둠은
환한 낮보다 안전하다.
밝은 빛보다 편안하다.

지금 막 핏빛노을이
서쪽창으로 와 부딪혔다.

노을은 곧 서쪽창으로
검은 입김을 토해내리라.

어둠을 매단 창을
내방안에 안전히 걸어둔다.

거울같은 창.
내맘같은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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