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독 나무 – 윌리엄 블레이크
[월요일에 만나는 영미 시] 독 나무 – 윌리엄 블레이크
  • 김천봉
  • 승인 2019.05.20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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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블레이크, 『경험의 노래』(Songs of Experience)(1794).

          A POISON TREE – William Blake

          I was angry with my friend:
          I told my wrath, my wrath did end.
          I was angry with my foe:
          I told it not, my wrath did grow.

          And I watered it in fears
          Night and morning with my tears,
          And I sunnèd it with smiles
          And with soft deceitful wiles.

         And it grew both day and night,
         Till it bore an apple bright,
         And my foe beheld it shine,
         And he knew that it was mine,—

         And into my garden stole
         When the night had veiled the pole;
         In the morning, glad, I see
         My foe outstretched beneath the tree.

 

          독 나무 – 윌리엄 블레이크


          내 친구에게 화가 났어요.
          분노를 말하니까, 분노가 끝났죠.
          내 적에게 화가 났어요.
          말하지 않으니까, 분노가 자랐죠.

          전전긍긍하며 밤에도 아침에도
          내 눈물로 분노에 물을 주고,
          미소와 따스한 거짓 농간들로
          분노에 볕을 쏘여 주었죠.

          나무가 낮밤으로 자라나더니,
          밝은 사과 한 알이 맺혔어요.
          내 적이 빛나는 열매를 보고는,
          그것이 내 것임을 알았죠―

          그래서 밤이 장대에 베일을 씌우자
          나의 정원으로 몰래 들어왔죠.
          아침에, 내 적이 그 나무 아래
          뻗어 있는 것을 보니, 기쁘더군요.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1.28.-1827.8.12.)

런던에서 가난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블레이크는 어려서부터 환영을 보고 미래를 예언하는 비상한 아이로, 창문으로 머리를 드민 하느님을 보았네, 별처럼 반짝이는 날개의 천사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나무를 보았네, 그런 말을 천진하게 해댔다.

아버지는 거짓말한다며 야단을 쳤으나 또래 아이들과 달라도 너무 다른 자식을 학교에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 겨우 읽고 쓰는 법을 터득한 채, 블레이크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그의 바람대로 미술공부를 시작, 한 판화가의 도제로 있다가, 왕립미술원에 입학한다.

그리고 아내와 결혼 후에 판화가게를 열었다가 실패해서 죽을 때까지 책과 잡지의 삽화를 제작하며 궁핍하게 살았다는 윌리엄 블레이크―그는 『순수의 노래』, 『천국과 지옥의 결혼』, 『경험의 노래』, 『밀턴』같은 시화집을 남겼는데, 대부분이 동판에 글자와 그림을 하나하나 새겨 넣고 채색한 색판을 여러 번 겹쳐 찍는 방식으로 제작된 것으로, 이 작품들의 한 권 한 권이 저마다 진귀한 예술품이다.

*출처 1. 김천봉 옮김·엮음, 《경험의 노래: 윌리엄 블레이크 시선 II》, 2017(전자책).
 2. 김천봉 옮김·엮음,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19세기 영국시인선 1》, 글과글사이, 2018(전자책).

/글=김천봉 영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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