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에 돌아보는 삶의 여정’…작가로 변신한 이수호, 에세이집 출간
‘일흔에 돌아보는 삶의 여정’…작가로 변신한 이수호, 에세이집 출간
  • 이윤도
  • 승인 2019.05.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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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전교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으로 잘 알려진 이름. 여전히 그럴 것 같은 이수호. 그의 나의 일흔. 그가 작가가 되었다.

“일흔이 되면서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솔직히 나를 돌아보고 싶었다. 나이 듦의 오만함보다는 지혜로움에 기대보고 싶었다. 그런 게 나에게도 있는지 찾아보고 싶었다.”

나이는 이제 노인이지만, 여전히 소년이고픈 작가 이수호씨가 에세이집 ‘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걷는사람, 248면, 1만2천원)을 냈다.


이수호씨는 이 책에서 사회 변혁의 최일선에서 투쟁을 외치던 모습에서, 일흔의 나이에 찬찬히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인생길을 가다듬는다. 가족, 친구, 일, 여행 등 일상의 작은 틈에 서린 소소한 감정을 그동안 교육, 노동운동에서 얻은 성찰과 사유로 해석한 총 85년의 시와 산문에 담았다.


‘하루를 더 살기로 했다’는 교육운동가와 노동운동가로서 철학을 담은 기존의 에세이이나 옥중 서간집과 다르다. 거대한 신념이나 사회구조의 변혁이 아닌, 일상의 작은 것들이 갖는 의미를 자세히 들여다 봤다.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정결한 고백을 한다.

나이 들면서 생기는 진중함이 노회함으로 나타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노회함이란 기본적으로 늙음을 내세워 자신과 남을 속이려는 속성이 있다. 늙음의 잘못된 발현이다. 평소 점잖은 척하거나 위선적인 사람이 늙으면 노회해지는 것 같다. 내가 대표적인 사람이다.
- 「솔직하지 못한 나」 부분

새로운 다짐으로 나를 더욱 긴장시키고 단련시켜서 다시 칼날 위에 세우고 싶다. 내가 살아온 지난 세월, 내가 받았던 사랑과 누렸던 영광에 내가 답하지 않고 갚지 않는다면, 나는 염치없는 놈에 비겁자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렇게 바꾸려고 애썼던 우리의 삶이 아직도 질곡과 고통 속에 있음을 인정하고, 그 개선을 위해 지금도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음을 확인하는 아픈 통과의례의 노년식을 나는 진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나에게 끊임없이 속삭인다. 좋은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말 것. 부디 지쳐서 넘어지지 않을 것. 반드시 그날은 오리니, 부지런히 살고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 「오늘이 바로 그날」 부분

저자의 글은 ‘아픈 통과의례의 노년식’을 치르는 중·장년 세대는 물론, 오늘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청년 세대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이수호 씨는 “한 줄 한 줄 쓰면서 많이 불편했다. 나이 핑계로 뻔뻔하려 애쓰기도 했다. 부끄러움을 드러내어 조롱당하며 적당히 용서 받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며 “책으로 출판되어 공개된다니 또 불안하다. 누구에게 누를 끼칠 것 같아 그렇고 나에게 욕을 할 것 같아 더욱 그렇다. 그래도 용기를 내기로 했다. 일흔의 오기가 아니라 일흔의 책임으로. 무섭고 떨리지만 이빨을 앙다물고 주먹을 꼭 쥐어본다.”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현재 전태일재단과 전태일기념관에서 일하고 있다.

/이윤도 기자 dailypoem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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